국회 보건복지위 오제세 의원과 만나 구체적인 입법논의 이어가
연내 공청회 개최 예정 … 문경숙 회장 임기 내 법안발의가 목표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가 추진하고 있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의료법 개정을 위한 치위협의 노력이 차곡차곡 결실을 맺어 구체적인 법안발의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치위협의 로드맵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면 1년 남짓 남은 문경숙 회장 임기 내에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는 치위생계 사상 첫 경선으로 치러진 지난 회장 선거서 문 회장의 당선을 견인한 핵심 선거공약이었다. 이에 문경숙 집행부는 당선 직후부터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임기 내 최우선과제로 삼고 현실화를 위해 매진해왔다.

지난 8월 종합학술대회 개막식서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의 당위성을 피력하고 있는 문경숙 회장 모습.

특히 그간 문 회장은 입법주체인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참석하는 행사마다 의료인화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국회를 찾아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가졌다.

이 같은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지난 8월 열린 치위협 종합학술대회서 개막식 축사에 나선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오제세 의원이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법 개정을 위해 대표발의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것. 함께 참석한 더민주 국회의원들과 복지부 건강정책국장 또한 법 개정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심지어 축사에 나선 치협 최남섭 회장까지도 “치협 또한 의사 위주의 의료법에서 벗어나 치과의료 현실에 맞는 ‘치과의료법’을 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치위협과 협의해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무엇보다 알맹이 없는 축사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바로 이어 실질적인 입법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치위협은 최근 오제세 의원과 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입법논의에 돌입했다.

치위협 김은재 법제이사는 “오 의원과 만나 법안발의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입법을 위한 근거자료들을 수집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국회서 관련 공청회도 개최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정안 발의까지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얻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우선은 현 집행부 임기 내에 법안을 발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처럼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개원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될 경우, 개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부터 모두 4년제로 개편될 공산이 크다. 간호사도 의료인에 편입된 후, 대부분 4년제로 교육과정이 개편됐다. 의료기사와 의료인 간의 위상차가 큰 만큼, 이로 인한 급여 상승과 구인난 심화를 우려하는 개원의들도 적지 않다.

한 개원의는 “아무래도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으로 편입되면 처우나 복지조건이 지금보다 더 상향되지 않겠냐”며 “해외의 경우 치과위생사가 단독샵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법 개정 과정서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이에 반해 크게 상관하지 않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개원의들도 있다. 현행 의료법상 업무영역이 애매모호한 부분을 해결하고, 업무상 부담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또 다른 개원의는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되면 그동안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업무범위가 모호했던 부분이 정리되고, 맡길 수 있는 업무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위임진료 등의 문제로 소송에 휘말리는 케이스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물론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른 직역과의 세부적인 조율과 법안 통과를 위한 긍정적인 여론 형성 등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경숙 집행부의 추진의지가 강하고 이를 둘러싼 정가의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치위생계의 오랜 숙원이 난관을 딛고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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