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환자유치 경쟁 속 ‘일단 들어주고 보자’가 혼란 키워
진료비 할인·환불 요구에 난감 … 진단서 등 관련서류 발급도 주의요망

요즘엔 치아가 아프다고 무작정 근처 동네치과를 찾는 환자는 거의 없다. 인터넷 검색과 지인 추천은 기본이고, 본격적인 치료 전에 치과 몇 군데서 미리 상담을 받아 이미 자체적으로 대략적인 진단과 치료비 계산까지 마치고 온 환자를 상대해야 할 때도 많다.

그래도 치료나 수가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찾아오는 정도는 그나마 괜찮다. 설명 일부를 생략할 수 있어 상담이 편하고 적정선만 합의되면 치료동의율도 높은 편이라 일장일단이 있다.

문제는 점점 늘어나는 환자들의 요구사항이다. 요즘 환자들은 할인요구도 당당하고, 치료에 사용할 제품의 브랜드까지 지정해오는 경우도 늘었다. 치료과정서 자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환불 요구로 바로 이어지기도 한다. 진료일정 변경이나 과도한 서비스 치료 등 치과 입장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항을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상대하는 개원의나 상담실장 입장에선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요즘 환자들은 진료비 할인요구는 예사고, 치료과정서 예상했던 부분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환불요구도 거침없다”며 “진료 예약시간까지 막무가내로 지정해와 어쩔 수 없이 진료일정을 조정해야 할 때가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들 그렇겠지만 치열한 환자유치 경쟁 속에서 환자 한 명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불친절한 치과로 자칫 안 좋은 소문이라도 돌거나 의료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되도록 피하고 싶어 일단 들어주게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N 포털사이트에 '치과'로만 검색해도 블로그, Q&A 등을 통해 치과 관련 전문지식들을 쉽게 접하고 비교해볼 수 있다. 환자들의 높아진 덴탈IQ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하지만 치과의 명확한 원칙 없이 환자의 요구에 휘둘리기만 하는 건 장기적으론 큰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치료 후 가벼운 통증을 핑계로 환불을 강하게 요구해온 환자가 있어 보철비용 일부를 할인하는 조건으로 무마한 적이 있다”며 “주변 이목도 있고 시끄러워질까 싶어 적당히 요구를 들어줬는데, 나중에 다른 치료로 찾아와 당연하게 큰 폭의 진료비 할인을 요구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심한 케이스선, 몇몇 환자의 요구를 하나둘 들어주다 소문을 들은 환자의 지인들까지 당당하게 할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 몇몇 사례가 와전되어 환자마다 다르게 진료비를 책정하는 치과로 오해받기도 한다.

최근엔 법 개정으로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 진단서 발급요구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30일부터 발효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으로 인해, 그간 일반 사기죄와 동일하게 취급됐던 보험사기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된 것. 적발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며, 보험사기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으면 보험사 측은 의무적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 이젠 환자요구로 진단서 발급에 몇 가지 편의를 봐주는 것도 자칫 보험사기로 오인 받아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이에 대해 오랜 개원경력의 원로 치과의사는 “무엇보다 원칙대로 치료하고 빠트리는 것 없이 그대로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해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할인이나 환불요구에 대해서도 확고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하는 선을 지켜야 과도한 요구를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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