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품목 정리, 직원감축, 마케팅 축소 등 자구책 강구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요즘이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6%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1년째 0점대에 머물고 있다. 국민총소득(GNI) 또한 0.4% 줄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자료출처 : 한국은행

치과계도 이 같은 경기침체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올 3분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년 대비 보건관련 지출은 3.8%, 그 중에서도 치과 진료비 지출은 12.3%나 감소했다. 환자가 줄고, 그나마 치과를 찾아온 환자도 예전처럼 진료비를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에 업체들도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치과가 어려우면 씀씀이를 줄일 수밖에 없고, 그만큼 판매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출규모를 늘리기는커녕 유지하기도 힘든 판국에 너나 할 것 없는 출혈경쟁으로 마진도 갈수록 줄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매출을 늘리기 어려우니, 비용을 줄여 적자라도 면하자는 것.

유통업체들은 취급품목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재고를 줄이고 창고나 제반 업무공간을 축소시켜 임대료를 절감하는 게 이들 업체들의 목표다. 취급품목 중에서 잘 나가지 않는 제품은 과감히 정리수순을 밟고, 잘 팔리는 제품도 재고를 많이 남겨두지 않는 선에서 구매량을 조절하는 것. 예전처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싸게 사 차익을 남기기는 어려운 환경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역의 한 도매업체는 "예전엔 잘 팔리든 좀 덜 팔리든 찾는 사람이 있으니 품목마다 종류별로 구매해 창고에 쟁여놓기도 했지만 요샌 시장에 내놔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바로 구매를 끊는 게 좋다"며 "재료상에선 치과서 주문이 들어와야 한 두 개씩 찔끔찔끔 받아 가는데, 그거 보고 품목마다 제품을 잔뜩 쌓아두기엔 창고 임대료에 관리하는 직원들 월급까지 차라리 손 떼는 게 낫다"고 손사래 쳤다.

경영난에 제조설비나 직원을 대거 정리하는 업체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개중에는 업계는 물론 치과서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업체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규모가 있는 모 유통업체 영업사원은 "얼마 전 영업부진을 사유로 팀 하나가 해체되어 영업사원 여럿이 옷을 벗었다"며 "제조설비도 안 돌아간 지 한참 됐으며, 몇몇 설비의 경우 회사 내부적으로는 처분절차를 밟는 게 기정사실인 것처럼 소문이 돌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출이 줄면서 시나브로 R&D 투자금액도 낮아지고, 이로 인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주력제품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탓이 크다. 실제 수출보다 내수에 집중하는 국내 제조업체 중에선 이 같은 고충을 절감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전시회 출품이나 광고비 등 마케팅을 축소해 비용절감을 도모하는 업체들도 많다. 신문만 찾아보면 쉽게 이름을 볼 수 있었던 업체들이 매출하락을 사유로 급작스럽게 광고를 중단하고, 전시회마다 많게는 몇십 부스씩도 출품하던 중견 업체들이 'SIDEX 외 모두 불참'을 원칙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실제 올 하반기에 열린 일부 지방 전시회선 지난해까지 매년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리던 몇몇 임플란트 업체들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2.6%)보다 낮은 2.3%에 그치고 내년에는 0.1%p 떨어진 2.2%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길어지고 있는 촛불 정국 속에서 내년 초에는 올 연말보다도 각종 경제지표가 훨씬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이에 당분간 추운 겨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살아남기 위한 업체들의 자구노력 또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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