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링센터-대형기공소에 맞선 영세기공소 자구책 고심

디지털 장비, 사무인력 공동출자 방식 협업 늘어
영업은 각자, 고정비용만 줄이는 형태로 숨통 터
소장 간 협력마인드와 빠른 갈등해결이 성패 갈라

디지털 장비 도입으로 인한 양극화는 이미 한참 전부터 기공계의 화두였다. 밀링센터와 자본을 앞세운 대형기공소들이 지역별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주변 영세기공소들의 경영압박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 그나마 1인기공소 형태로 비용을 최소화하고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만이 남아 있는 선택지였지만, 디지털 장비가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 상황서 수작업만으로 버티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최근 1인기공소들끼리 협업에 나서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여러 1인기공소가 모여 단독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디지털 장비를 공동출자 방식으로 구매하거나, 홍보, 회계, 일반 사무를 전담하는 인력을 공동으로 운영하며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밀링센터와 대형기공소에 맞서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기공소장은 "영세기공소의 경우 리스로도 디지털 장비를 구비하기가 어렵다”며 “디지털 장비를 요하는 의뢰는 점점 늘어나는데 마냥 지역 밀링센터로 재의뢰하자니 수익 측면에서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친분이 있는 영세기공소끼리 뭉쳐 공동구매 형태로 디지털 장비를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각자 영업권은 보장하면서 큰 비용이 들어가는 장비구매나 사무인력 정도만 함께 운영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비용분담으로 1인기공소의 발목을 잡아온 고정지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비용지출에 여유가 생기면 매출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당장 쏟아지는 경영압박을 조금이라도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영업해온 방식을 수정할 필요가 없어, 영업권을 두고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도 없다. 많은 1인기공소들이 이 같은 방식의 협업에 나서거나 동참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협업이 긍정적인 측면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서로 감수해야 할 위험요소도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갈등관리'다. 이해관계가 맞물린 여러 기공소들이 자금을 각자 투자하는 형태로 모여 있는 형태다. 사소한 일에서도 갈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다. 지분 구조에서부터 공동소유 장비 사용시간 배분문제, 영업방식 갈등, A/S 발생시 비용부담 문제 등 여러 형태의 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 작은 말다툼이 큰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소장은 "생각한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당연히 갈등이 생기기 쉽고, 잘 풀려도 서로 싸울 수 있다"며 "협업을 구상하는 초기 단계부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예방책을 세워두지 않으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특히 협업관계에 있는 기공소 중 일부만 잘 되고 나머지는 그렇지 못할 때가 가장 골칫거리다. 이 경우 진통을 겪은 후 아예 기공소간 합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보통 지역 내 영세기공소가 뭉치는 형태이다 보니 협업 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서로 불편해지기 십상이다. 일각서 이 같은 협업 방식에 대해 그리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다. 괜히 시간과 노력만 뺏기고, 좋았던 관계만 해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가격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선 1인기공소가 독자적으로 버텨가긴 여전히 쉽지 않다. 여러 위험요소가 있더라도 제대로 유지만 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1인기공소간의 협업은 그나마 가능성은 엿볼 수 있다. 한창 분위기를 타고 있는 협업 분위기가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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