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업체, 개원가 과당경쟁 이용해 불법 의료광고 부추겨

치과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업체들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개원환경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치과들이 이들의 주된 타깃이다. 동네치과들의 위기감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만 채우려는 '사이비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서울의 한 동네치과 원장은 "데스크 실장이 하루에도 몇 통씩 마케팅업체의 홍보성 전화를 받는다"며 "이상한 단체를 만들어 공문을 보내거나, 영업사원이 직접 치과로 찾아오는 업체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환자도 줄고 매출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 어떨 땐 한 번씩 혹할 때도 있다"면서도 "없는 살림에 마케팅에까지 비용을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확신하기도 어려워 고민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물론 이들 업체 중에선 충분한 데이터와 홍보루트를 확보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보단 동네치과의 절박함을 악용하는 '사이비 업체'들이 훨씬 많다.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마케팅 방식 또한 정공법보다는 편법에 가깝다. 인터넷을 이용한 자극적인 바이럴 마케팅이나 기간한정 수가할인 이벤트로 짧은 기간에 신환을 무리하게 확보하는 식이다.

비용은 비용대로 드는데 실제 마케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이벤트 기간에 잠깐 환자가 늘어나더라도 들인 비용에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치과에 떨어지는 수익은 기대이하인 경우가 태반이다. 주변 치과와의 관계 악화나 잠재적 환자 손실 등 추후 감수해야 할 부정적인 여파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선 이로 인해 얻는 편익보단 손해가 더 크다.

또 다른 개원의는 "최근 문제가 됐던 먹튀치과처럼 작정하고 진료비만 챙길 생각이 아니라면, 이 같은 방식의 출혈 마케팅은 실제 수익상승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해보니 환자가 늘긴 하는데 그만큼 수가도 낮춰 매출로 따져도 크게 효과를 보기는 어렵고 업체엔 따로 수수료도 챙겨줘야 하니, 조그마한 동네치과 규모서 마케팅으로 이익을 얻긴 힘든 구조"라고 평가했다.

참고사진 - 복지부 단속결과 불법의료광고로 적발된 한 치과의 의료광고(사진제공 : 복지부)

게다가 일부 업체의 경우 관련 법령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무리한 마케팅에 나서다 치과에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실제 불법 의료광고 단속에 적발되는 치과 중 상당수가 마케팅 업체에만 맡기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는 케이스다. 이로 인해 벌금을 물기도 하고 심한 경우 영업정지로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치과 분야서 오랜 경력을 쌓은 한 경영컨설턴트는 "치과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고 제대로 된 경력을 쌓은 마케팅업체들은 짧은 기간에 수익을 얼마까지 올려주겠다는 식의 달콤한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미봉책에 가까운 단기 마케팅만으로는 실질적으로 치과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당장은 매출이 떨어지니 불안할 수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금 있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우리 치과의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마케팅에 나서더라도 직접 충분히 알아보고 검토한 후에 진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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