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초반 팩스 설문조사 보도로 치협 대리전 양상으로 급격히 흘러가
최남섭 회장의 강현구 후보 공개 지지연설이 서울대, 경희대 결집 빌미 제공  
투표일 3일 전 강현구 후보가 절박한 심정으로 보낸 카톡내용 유출도 역풍 

잔치는 끝났다.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진 서울지부 회장선거가 이상복 후보의 승리로 마감됐다. 이 후보는 3년 전 실패를 딛고 리턴매치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첫 직선제답게 투표율은 76%를 상회했다. 당초 선거과정서 열기가 높지 않아 투표율 70% 미만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표율은 75%를 넘어섰다. 예상치를 웃돈 투표율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막판 동문회 표심이 작용하면서 초래된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실제로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각 동문회 등 소모임 별로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위세를 떨쳤다. 일부에선 이번 서치 회장선거는 ‘카톡 선거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이 같은 선거운동 방식은 양 캠프 모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상복 당선과 강현구 낙선을 좌우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 올 서치선거는 초반 구도싸움서 이상복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이상복 후보가 야당 후보임에도 현직 서치임원들이 대거 캠프에 합류할 만큼 여야가 뒤바뀐 상태서 선거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강현구 후보는 선거에서 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프로다. 선거승리에 대한 의지와 절박함은 강현구 캠프가 훨씬 강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치협 이상훈 캠프와의 연대를 선언하면서 개혁이슈를 선점해 나갔다. 이로 인해 초반 판세는 강현구 후보의 높은 인지도에 이슈선점이 더해져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선거결과는 16% 이상의 득표율 차이로 이상복 후보가 완승했다. 그 배경에는 지대한 영향을 끼친 3개의 결정적 장면이 있었다. 당초 강현구 후보는 동창회를 기반으로 한 조직선거 프레임으로 몰고가면 승산이 어려운 선거였다. 조직선거는 강 후보 입장에선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 서치선거의 당락을 결정한 3가지 핵심 장면을 살펴보자.
결정적 장면 중 첫 번째 순간은 모 언론사서 실시한 팩스 설문조사 보도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는 강현구 후보가 근소한 우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치의 결과보다 동시에 발표한 치협 설문조사 결과가 서치선거를 혼돈으로 몰고 갔다.
초반 이상복 캠프는 치협선거 대리전 프레임을 극도로 경계했다. 하지만 강현구 후보가 치협 이상훈 후보와 개혁연대 카드를 꺼내들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강현구 후보 입장에선 판을 흔들지 않고서는 승산이 낮다보니 이상훈 후보와의 연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강했다. 
이 와중에 팩스설문조사가 발표되자 치협 김철수 캠프에선 비상이 걸렸으며, 이상복 캠프서도 치협선거 대리전 양상을 거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서치 회장선거는 치협 김철수 조직 대 이상훈 바람의 대리전 양상으로 급속히 흘러 갈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장면은 2월 3일 있었던 강현구 캠프 출정식 자리서 최남섭 회장의 지지연설이 화를 불렀다. 강현구 후보와 최남섭 회장의 각별한 친분관계는 치과계서 대략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도 현직 치협회장이 지부선거 과정서 특정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연설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더욱이 최남섭 회장은 하루 전 있었던 경쟁자인 이상복 후보의 초대에는 응하지 않고 강현구 후보 출정식에만 참석해 지지연설을 강행했다. 이 장면을 지켜 본 상당수 참석자들이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당시 강현구 후보는 치협 이상훈 후보와 개혁연대를 선언한 상태였다. 이상훈 후보는 최남섭 회장의 실정을 가장 날카롭게 비판해 온 인물이자, 이를 심판하고 개혁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장본인이다. 이런 상황서 최남섭 회장의 지지연설은 많은 사람들에게 강현구 후보의 개혁연대 선언이 개혁의 진정성보단 선거용 정략 아니냐고 의심케 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또한 최남섭 회장의 공개적인 지지연설은 경희치대 동문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거 초반 동문인 치협 이상훈 후보 개혁연대에 힘을 보탰던 상당수 동문들이 선거전 막판 ‘강현구 후보는 최남섭 회장이 지원하는 후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지지를 철회하는 빌미가 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장면은 투표일 3일 전에 퍼져 나간 강현구 후보의 카톡 사건이었다. 치협 모 후보캠프에 강현구 후보가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내용이 막판 조직선거를 부추겼다.     
카톡 내용으로 비추어 불 때 강현구 후보는 “서치선거서 이상복 후보가 당선이 되면 치협선거는 보나마나 김철수 후보가 당선이 될 것”이라며 비서울대 후보에게 마지막 절박한 심정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강 후보의 카톡은 마지막 중요한 순간서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되려 역풍을 맞고 말았다. 문자내용을 받은 모 후보캠프서 카톡 내용을 외부로 유출시켰을 개연성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비서울대 모 후보에게 마지막 보험이라도 들어 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오히려 특정대학 결집을 유도하는 불씨가 되고 만 것이다. 실제로 강현구 후보는 투표결과가 공개된 후 치협 모 후보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편집자 주>
다음호에는 서치 회장선거 결과가 치협 선거구도에 미칠 영향을 심층분석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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