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치과선택 기준, 급여만큼 중요한 게 근무시간”
원장 “주 5일제 위해선 직원 채용 늘려야 해 고민 커”

주 5일 근무에 대한 원장과 직원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구인난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 5일 근무제(주 40시간 근무제)는 이제 우리나라에 안착한 제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관공서와 기업들 뿐 아니라 학교도 이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운영된다.

주 5일제에서 예외로 여겨지는 곳들이 일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의료기관, 그중에서도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문을 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인데다 토요일 진료에 많은 환자들이 몰리니 일선 치과서 일반적인 형태의 주 5일 근무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치과선 평일 중 하루를 휴무로 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다. 지금처럼 치과 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경영난에 허덕이는 치과가 많을수록 주중 휴무일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직원들마다 주중 하루씩 휴무일을 만들어 주 5일 근무를 만드는 치과도 많아졌다. 그렇지만 모든 치과가 다 그렇게 하기는 어려운 상황.

한 개원의는 “몇 명 되지 않은 직원들을 고용해 주 5일 근무를 시행하려다 보니 결국 직원 1명을 추가로 채용할 수밖에는 없었다”면서 “구인난에 1명 더 추가로 채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했지만, 예전에 비해 수입은 줄어들었는데 지출은 더 늘어만 가고 있어 부담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듯 많은 스탭들이 근무할 치과를 선택할 때 급여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근무시간이다.
한 치과위생사는 “구인공고를 볼 때 근무조건 중 주5일 근무인지, 야근이 많은지, 연월차는 있는지를 꼭 본다”면서 “주변 동료들도 근무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발표된 한 논문서도 신규치과위생사들은 근무시간이 길수록 이직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실제로 스탭들이 모여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글들을 보면 치과 선택 시 주5일 근무 시행 여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주6일 근무조건의 구인광고를 올렸다는 한 채용담당자는 “서울지역이고, 변두리도 아니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이력서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주변에 물어보니 주6일 근무를 기피하는 추세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근무조건 조정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근로시간에 대한 생각에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가 현재 최대 68시간(기본40시간+연장12시간+휴일16시간)인 주당 근로시간을 2019년부터 52시간(기본40시간+연장·휴일1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법 개정에 합의했다. 23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하면, 이 법안은 3월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당장은 아니어도 앞으로 동네치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치과경영 전문 컨설턴트는 근무시간 조율에 대해 “단순히 비용적인 측면보다는 근무시간 조율에서 오는 업무 효율의 증대 효과를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시행한다, 안 한다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먼저 환자들의 예약(방문)이 몰리는 시기와 같이 치과 내부의 현황을 분석한 뒤, 각 직원별 업무를 세세히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전일 휴무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반일 근무와 같은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보다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귀찮더라도 세부항목의 분석을 통해 근무시간을 조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직원이나 파트타이머처럼 필요한 인원의 채용방식도 결정한다면 비용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업무효율은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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