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르크 인터뷰 배후설 공방 … 20% 회비인하 공약 … 최남섭 회장 노골적 선거개입

사상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차기 협회장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 왔다. 투표일이 가까울수록 각 후보진영은 사소한 일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캠프들의 막판 기싸움이 상당히 치열하다.

처음으로 도입되는 직선제다보니 섣불리 선거판세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호사가들 중엔 현재 판세를 2강 1중 또는 1강 2중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말 그대로 예측일 뿐이지, 객관적 근거로 삼기엔 논리가 빈약하다.
이러한 예측불허 선거전 와중에 막판 유권자 표심을 자극할 세 가지 이슈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 후보캠프들이 선거 승패를 결정할 마지막 변수에 사활을 건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우선 최근 불거진 전진영 원장(닉네임 전다르크)의 이상훈 후보에 대한 도를 넘는 언론플레이다. 기사내용은 지난해 전다르크가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이상훈 후보는 전다르크가 제기한 횡령 등의 고소로 이미 검찰조사 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상태다.

그럼에도 2개의 특정언론서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기사를 반복해 게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훈 캠프에선 근거자료와 기자회견으로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훈 캠프는 전진영 원장이 과거 룡플란트 명의대여자이고 지금은 사무장치과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한 인물이라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전진영 원장과 2개의 해당언론(세미나비즈, 덴탈투데이)을 선거일정과 관계없이 형사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상훈 캠프는 전진영 원장의 공격의 배후에 박영섭 캠프가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 같은 대응은 수세적 방어보단 역공을 통해 박영섭 캠프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실제로 이상훈 캠프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진영 언론플레이 배후세력으로 사실상 박영섭 캠프를 지목했다. 또한 박영섭 캠프 핵심참모가 과거 협회비 횡령으로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이상훈 캠프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처럼 선거 2주전 시작된 일명 전다르크 인터뷰 기사 공방은 막판 유권자 표심을 자극할 첫 번째 이슈로 꼽힌다.

다음 쟁점으론 지난 22일 김철수 후보가 전격 발표한 전회원 회비 20% 인하 공약을 들 수 있다. 회비는 선거초반 이상훈 후보가 10% 인하를 약속하면서 이슈를 선점했던 공약이다. 하지만 선거 일주일 전 김철수 후보가 20% 공약을 내놓으면서 양 캠프에선 유권자 표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상훈 캠프는 24일(오늘) 긴급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김철수 후보의 20% 회비인하는 선거막판 표를 얻으려는 꼼수 공약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대해 김철수 캠프는 이미 홍보포스터에 회비인하가 공약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구체적 수치만 적절한 시기에 발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사실 회비 20% 인하는 이상훈 캠프서도 검토해 왔던 수치다. 현 집행부서 수석부회장을 역임했던 장영준 부회장후보는 지난 2월 초 개혁토론회서 ‘회비 20% 인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상훈 캠프는 20% 인하 수치보단 공약발표 시점을 문제 삼고 있다. 충분한 예산절감에 대한 고민 없이 표만을 의식한 즉흥적인 공약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김철수 캠프에선 이러한 시각에 대해서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김철수 캠프는 ‘전회원 20% 회비인하는 약 2개월 동안 캠프내 재무전문가들이 검토하여 도출해 낸 수치’라고 강조했다. 발표시점을 선거 일주일 전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선 ‘경쟁후보들의 물타기 공약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일축했다. 결과적으로 회비인하 프레임은 이상훈 10% 대 김철수 20%로 회전축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그 판단은 이제 유권자들의 몫이다.

마지막으론 최남섭 회장의 노골적 선거개입 논란이다. 현 협회장의 선거개입은 그 자체가 불법으로 보는 게 맞다. 이번 협회장선거는 최남섭 집행부 3년을 평가하는 심판선거 성격이 짙다. 그럼에도 평가대상인 최남섭 회장이 아예 대놓고 집행부후보(박영섭)를 지원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사실 최남섭 회장의 관권선거 시비는 선거초반부터 불거졌던 문제다. 현 협회장이 특정후보 행사에만 참석하여 축사를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역대 어느 협회장도 이번 선거처럼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24일)도 특정매체 인터뷰 형식으로 이상훈 후보를 공격했다. 지난 17일 전문의제 헌법소원이 헌재로부터 각하 결정을 받자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최남섭 회장이 주도한 복지부 안에 반대하여 제기한 헌법소원이기에 입장을 내놓을 수는 있다.
문제는 인터뷰 내용이 회장으로서 품격이 떨어지고 특정후보 비난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 그는 ‘이상훈 후보가 헌재의 각하 결정을 알고 있으면서 속였다’는 취지로 인터뷰했다. 이러한 주장은 펼칠 수 있으나 그 다음에 언급한 ‘나는 그 전에 알았다, 지난주 초 극비로 알고 있었으며 이상훈 후보의 거짓말을 확인하려고 지켜봤다’는 내용은 협회장의 언사로는 믿기 힘들만큼 품격이 떨어져 보였다.
경쟁후보라면 그러한 언사마저 선거전략으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협회장이라는 직은 회원을 보고 일하는 자리다. 최 회장 말처럼 지난주 초 미리 헌재의 각하결정을 알았다면 숨기지 말고 회원들에게 가감 없이 알려주면 되는 일이다. 특정후보가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이상훈 후보가 미리 인지했다고 단정할 객관적인 근거는 지금도 없다.

이에 대해 이상훈 캠프는 긴급 성명서를 통해 “최남섭 협회장의 불법선거운동은 역대급 추악한 선거개입”이라며 “무엇이 그를 초조하게 만들어 집행부 연장을 노리는지 모르겠으나 협회장으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포기한 언행”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모든 선거는 도전과 응전의 반복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첫 직선제 회장선거 또한 그렇게 흘러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치고받는 논쟁은 선거당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표라도 더 얻고자 하는 각 캠프의 절박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선거전략이 이를 구사하는 캠프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선거에는 항상 역풍이 존재한다. 유권자들은 이미 일반선거서도 관련 사례를 충분히 접한 바 있다. 후보자들이 간과해선 안되는 분명한 사실은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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