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치과기공사회 KDTEX서 ‘근무환경 개선 캠페인’ 벌여
지부명의로 ‘주5일 근무정착, 1년차 급여 현실화’ 현수막 내걸어

지난 주말 일산 킨텍스서는 대한치과기공사협회 학술대회가 열렸다. 학술강연장 바로 옆 전시장에선 3백여개의 전시부스가 홍보에 집중하고 있었다.
조직위는 전시업체들을 배려하기 위해 학술대회 등록부스를 전시장 한쪽서 운영했다. 각 지부 별로 회원들의 학술대회 등록신청을 받았다. 그렇다보니 이 자리엔 전국에서 수천명의 치과기공사들이 방문했다.

이날 경기도치과기공사회 등록부스에는 눈길을 모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엔 ‘주 5일 근무정착, 1년차 급여 현실화’를 주창하는 내용이 담겼다. 캠페인엔 ‘경기회부터 시작 합니다’라는 다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광경을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수막 내용만 봐서는 치과기공소에 취업한 저년차 치과기공사들이 내건 캠페인 문구로 보인다. 하지만 현수막을 내건 주최는 분명 경기도치과기공사회였다.

지부라고 해도 대다수 임원들은 고용된 치과기공사보단 경영자회 소속 기공소장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지부 이름으로 ‘주 5일 정착과 1년차 급여 현실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낯선 풍경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 고용주가 직원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홍보하는 모습이니 지켜보는 사람들에겐 익숙치않은 장면이었다.

사실 치과기공사들은 정교한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기술직이다. 그렇다보니 갓 대학을 졸업한 기사들의 급여는 대부분 낮게 책정되어 있다. 그러다 기술이 쌓이면 가파르게 임금이 상승하는 것도 치과기공사들의 업무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연차가 낮은 치과기공사들은 기공소로 취업하지 않고 타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한 일선 기공소서 저년차 치과기공사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현실을 견디다 못한 경기도치과기공사회가 기공계 최대행사로 꼽히는 KDTEX 등록부스서 근무조건 개선 캠페인 현수막을 내걸게 된 것이다. 일선 치과기공소의 저년차 기사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공소장들이 나서 근무여건 개선을 해서라도 저년차 기사들의 구인난을 해소하려는 절실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일부 기공소장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현장에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치기협 학술대회 등록부스 한켠에서 연출된 이 생경한 풍경은 ‘인력난이 몰고 온 아이러니’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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