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속 재료상 영업 통합 매출 감소세 완연
온라인 쇼핑몰 등 판매루트 다변화도 영향 미쳐
유통업체, 직판비중 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

치과재료 유통의 최일선에서 활약해온 재료상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최근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싸게 많이 재고를 쌓아놓던 재료상들의 매입방식이 주문에 맞춰 조금씩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뀐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조·수입업체들이 이제 재료상 영업만으론 예전만큼의 매출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것.

여기엔 어려운 일선 치과가 치과재료 구매패턴을 바꾼 탓이 크다. 이로 인해 예전엔 특판이나 재료상 할인거래를 통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두던 치과들이 환자가 줄고 매출 확보가 요즘엔 허리띠를 졸라매며 꼭 필요한 제품만 소량씩 구매하기 시작했다. 재료상 입장에선 재고만 쌓이고 현금 유동성은 얼어붙는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 매입가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한 번에 많은 제품을 구매하던 매입방식을 소량 매입방식으로 바꿀 수밖에 없게 된 것.

게다가 온라인 쇼핑몰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선전하기 시작하면서, 재료상들이 유통마진을 확보하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지역 재료상과 오랫동안 거래해온 치과라도 당장 가격적인 편차가 크면 결국엔 거래를 끊기 마련이다. 아무리 관계가 돈독하다고 해도 환자도 줄고 매출도 감소하는 추세서 친분만으로 구매결정을 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재료상들도 어쩔 수 없이 출혈경쟁에 나서게 되고, 그 틈새를 값싼 중국산 치과재료가 적극 공략하면서 기존에 주로 유통되던 제품들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었다.

재료상 입장선 시장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로 인해 재료상에게 상당부분 매출을 의존하던 기존 유통업체들은 재료상 영업에만 기대다가는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특히 제품가격이 국산 제조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해진 시장서 재료상들이 판매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수입제품부터 배제하고 나선 것.

한 수입업체 대표는 "예전엔 지역별로 업체를 선정해 특약점 형태로 독점적인 영업권을 주고 판촉을 지원하면 그만큼의 매출이 발생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올해 일부 지역 특약점에선 신규 매입이 아예 없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에 점차 재료상 영업 비중을 줄이고 직판비중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판매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그동안은 가격 하락 우려 때문에 선택지에서 배제했던 온라인쇼핑몰 공급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모 수입업체의 경우엔 해당 업체 제품만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유저들에게 최대한 가격적인 매리트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다.

업력이 오래된 서울역의 한 유통업체 대표는 "유통과정에서 도소매상을 거치는 건 중간마진으로 판매가격이 올라도 그만큼 매출이 확보될 거라는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이 같은 신뢰가 깨진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유통과정에서 중간 유통업체들을 배제하게 될 수밖에 없고, 그 대안은 유저들과 직접 접점을 늘려갈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나 직영매장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덴탈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